사이버렉카 처벌과 빽가
사이버 렉카
'사이버 레커(렉카)'.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빠르게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유튜버를 부르는 말입니다. 교통사고 현장에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가는 렉카(사설 견인차) 같다고 해서 붙은 멸칭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이미 대중에게도 친숙한데요. 레드 오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이버 렉카가 활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게, 사이버 렉카는 '가성비'가 너무 좋습니다. 카메라 장비, 편집 툴 등을 제외하곤 제작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소재에 대한 고민도 적다고 합니다. 이슈가 되는 사안을 빠르게 다루거나 과거 뜨거운 감자였던 사안을 다시 꺼내 들면서 높은 조회 수를 노린다고 합니다. 자극적인 소재에 관심이 쏠리기 쉽다 보니 사실 확인보다는 극단적인 주제, 편향된 입장에 초점을 맞추는 게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이들로 인해 고통을 토로하는 피해자도 많습니다. 사이버 렉카들의 단죄가 쉽사리 이뤄지지 않으면서 답답함을 자아내기도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많은 유명 사이버 렉카들은 '익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 유튜브처럼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플랫폼의 경우 유튜버들의 신병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사이버 렉카들이 줄줄이 법정에 출석하는 건 물론, 수년간 얼굴 없이 활동하던 유튜버들의 신원이 드러난 건데요. 정치권에선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 강화는 물론 수익 몰수, 정보를 공개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도 있ㅏㄷ고 합니다.
빽가 신원 특정
110만 구독자를 가진 사이버렉카 빽가의 신원이 특정되었다고 합니다.
뻑가는 '사이버 렉카' 하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유튜버 중 하나입니다. 2018년 채널을 개설해서 열심히 활동하는데요. 온라인이나 사회에서 화제가 되는 사안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자극적인 발언으로 타인을 비난하는 '혐오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2019년에는 트위치 스트리머 겸 유튜버 잼미를 겨냥한 영상을 잇달아 게재하며 사이버 불링을 주도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합니다. 잼미는 사이버 불링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다가 2022년 세상을 떠났는데요. 이후 뻑가는 관련 영상을 삭제, 사과 영상을 올리고 한동안 활동을 멈췄지만 6개월 만에 복귀했습습니다.
사회적 공분이 일면서 뻑가를 국회 차원에서 강력히 제재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뻑가의 활동은 계속됐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영상을 게재, 우려를 표하는 여성들을 향해 "호들갑 떤다"고 비난해 논란을 빚었는데요. "아이돌 X순이들이 상대 X순이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알고, 또 시간 낭비에 굉장히 우호적이라서 훈련이 돼 있다. 이때다 싶어서 X병을 떨면서 선동하는 여초 (커뮤니티) 애들을 보니까 X같다"며 여성 혐오적인 발언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이후 뻑가의 채널 수익 창출이 중단되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당시 유튜브 측은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는 괴롭힘 및 사이버 폭력에 대한 명확한 정책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또는 정치적 맥락에 따라 특정 개인을 신체적 상해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콘텐츠를 금지한다"며 "이러한 정책을 바탕으로 신중한 검토를 거쳐 '뻑가' 채널의 영상을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뻑가는 매번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영상에 등장합니다. 다른 유튜버들과 교류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얼굴은 물론 나이도, 거주지도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뻑가가 외국인 혹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유튜버가 아니겠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뻑가의 신원이 특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스포츠경향에 따르면 SOOP(옛 아프리카TV)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의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리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방법원으로부터 뻑가에 대한 증거 개시 요청 일부를 승인받아 구글로부터 뻑가에 대한 개인정보 일부를 최근 제공받았습니다. 이에 따르면 뻑가는 한국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남성 박모 씨로 파악됬다고 합니다.
과연 이번 사건으로 빽가가 처벌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사이버렉카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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